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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기다림…“내년엔 꼭 가족품 돌아오길”
암매장 발굴조사 해 넘겨 … 상무대 인근 광주천변 유해 못찾아
5·18재단 “교도소 발굴 계속”… 행불자 가족 “희망 잃지 않을 것”


27일 5·18기념재단이 광주시 서구 치평동 옛 상무대 인근 광주천변 자전거도로에서 5·18 행방불명자 암매장 발굴조사를 하고 있다. 이날 조사에서도 행불자 유해는 찾지 못했다.
“올해는 유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쉽습니다. 지난 37년 간 희망을 잃지 않았고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기다리겠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조카 김기운(당시 송원고 2년·17세)군을 잃었던 김형태(70)씨는 27일 광주일보와 통화에서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의협심이 강했던 기운군은 1980년 5월21일 “시민·선배들이 고생한다.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나가서 싸워야겠다”며 말하고 옛 전남도청으로 나간 이후 지금까지 생사를 알 수 없다.

고흥군에 거주하던 기운군의 부모를 대신해 김씨는 백방으로 수소문하며 다녔다. 광주∼화순간 너릿재터널 부근과 광주시 북구 동림동 산동교 인근 오물처리장, 옛 광주교도소 인근 야산 등 2박3일을 정신나간 사람처럼 뛰어다녔지만 기운군은 찾을 수 없었다.

지난 14일 5·18기념재단과 5월 단체가 너릿재 터널 인근에서 행방불명자 암매장 발굴조사를 진행한다고 했을 때 누구보다도 기대를 걸었던 이유다.

김씨는 “37년을 기다렸는데 이제와서 못 기다리겠느냐”며 “언젠가는 꼭 기운이를 찾아 가족들의 피맺힌 한이 풀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5·18 당시 오빠 임옥환(당시 조대부고 2년·17세)군을 잃었던 옥란(여·51)씨는 “행불자 조사에 들어갔을 때 굳이 우리 오빠가 아니더라도 꼭 누군가의 유해는 발견되길 바랐다”며 “올해 유해를 찾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계속 발굴 조사를 진행한다고 하니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18재단의 행불자를 찾기 위한 발굴조사가 27일 서구 치평동 옛 상무대 인근 광주천변 추정 암매장지 굴착을 끝으로 해를 넘기게 됐다.

재단은 이날 오전 8시부터 7시간 동안 굴삭기를 이용해 폭 3m·길이 8m 규모 자전거도로를 깊이 2m까지 굴착했지만 지름 20∼50㎝ 크기 돌만 나오며 행불자 유해는 찾지 못했다.

이곳은 1980년 5월24일께 새벽 계엄군의 암매장 작업을 목격한 김영환씨가 제보〈광주일보 2017년 1월23일자 6면〉한 곳으로 땅속탐사레이더(GPR·Ground Penetrating Radar) 탐색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은 곳이기에 많은 기대가 있었다.

이로써 5·18재단이 지난 11월4일부터 두달여간 옛 광주교도소, 너릿재 터널, 옛 상무대 인근에서 진행했던 올해 발굴조사는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잠시 휴식기에 들어간다.

재단은 여전히 암매장 당사자들의 증언을 기다리고 있다. 광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암매장 사실을 털어놓은 3공수여단 소속 신순용 전 소령을 비롯해 김모 하사, 유모 병장 등이 5·18재단의 발굴조사 소식을 듣고 적극 참여하고 있다.

재단은 내년 신 전 소령이 지목한 교도소 서쪽 담장 인근과 북쪽 담장 인근 등에서 발굴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양래 5·18재단 상임이사는 “한겨울에 들어서며 추위, 날씨 등을 고려해 자료 재검토와 추가 증언 수집 등 정비 시간을 두고 내년 2월께 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다”며 “수많은 유가족들의 바람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반드시 유해를 찾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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