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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고문..하얀 속옷 까만색되도록 살 터져 피 흘렀다"

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가두방송'에 나섰다가 연행된 차명숙씨가 30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차씨는 "보안대와 상무대 영창에서 받은 고문으로 하얀 속옷이 까만 잉크색으로 변하도록 살이 터져 피가 흘러나와 앉을 수도 누울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2018.4.30         

 "보안대와 상무대 영창에서 받은 고문으로 하얀 속옷이 까만 잉크색으로 변하도록 살이 터져 피가 흘러나와 앉을 수도 누울 수도 없었습니다."

80년 5월항쟁 당시 계엄군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가두방송에 나섰다가 연행된 차명숙씨가 38년 만에 군부의 잔혹한 고문과 협박·회유를 폭로했다.

차명숙씨는 30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수감기록을 공개하며 "80년 5월에 자행한 고문수사와 잔혹행위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차씨는 80년 5월 당시 양재학원생으로 열아홉살이었다. 그는 5월19일 계엄군에 의해 죽어가는 시민들을 보고 자진해 거리방송을 시작했다.

5월21일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 이후 병원에 실려온 부상자들을 돌보던 중 기관원들에게 붙잡혀 505보안대로 끌려갔다. 끌려간 날은 22일이나 23일쯤으로 보안대와 상무대 영창에서 수사를 받으며 갖은 고문을 당했다.

차씨는 "아직도 언제 붙잡혔는지, 어느 병원에서 붙잡혔는지 정확한 기억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며 "보안대 지하에 내려가는 수많은 계단만이 희미하게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는 "보안대와 상무대 영창에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끔찍한 고문을 받았다"며 "계엄군에 의한 고문은 너무나 가혹하고 잔인했으며 여성들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여성들에게 가해진 고문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치욕적이었고 조금의 인권도 보호되지 못했으며 여성들은 끌려온 하나의 물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가두방송'에 나섰다가 연행된 차명숙씨가 30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차씨는 "보안대와 상무대 영창에서 받은 고문으로 하얀 속옷이 까만 잉크색으로 변하도록 살이 터져 피가 흘러나와 앉을 수도 누울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2018.4.30         

그는 5·18이 끝나고 9월16일 광주교도소로 이감돼 옥고를 치르던 중 교도관들에게 끌려가 일주일간 다시 고문을 당했고 협박과 회유도 받았다.

그는 "9월30일 오후 5시께 교도관 3명이 들어와 내 등 뒤로 수갑을 채우고 곤봉을 끼워 들고 나갔다. 수사관들은 이미 정해진 7가지 항목을 정해두고 죄목이 추가되면 사형이나 종신형까지 받을 수 있으니 자신들이 하라는대로 시인하라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일주일 간의 고문수사 후에는 자살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10월2일부터 31일까지 혁시갑을 한 채 징벌방에 보내졌다.

혁시갑은 수갑을 채운 손을, 허리에 채워 둔 폭 10㎝ 두께 3㎝의 가죽 허리띠에 25㎝ 길이의 쇠사슬로 연결해 놓은 계구다.

차씨는 "쇠줄에 묶인 가죽수갑을 양 손목에 찬 채 먹고 자고 볼일까지 보면서 짐승만도 못한 상태로 지내야 했다"면서 "38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의 기억과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차씨는 자신이 왜 교도소에서 다시 끌려가 고문수사를 받았는지를 알지 못했다. 최근에야 수감기록을 확인하고 다시 고문받은 이유를 확인했다.

그는 "수감기록에 80년 9월21일 오후 8시쯤 광주교도소 여사1호실에서 같이 수감 중이던 동료에게 '불온언사'를 발언했다고 적혀있었다"고 말했다.

차씨가 공개한 수감기록에는 '불온언사 발언'이라는 제목에 '5·18때 전두환 첩자, 방첩대 첩자, 경찰관 첩자들이 우리 사이에 끼어 간첩이 있는 것처럼 연극을 하며 독침사건을 벌렸다', '이승만 때 여순사건, 제주사건만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똑똑한 사람은 다 죽이려고 했었다', '5·18에서 정부는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학생·시민이 다쳐 죽은 것은 보여주지 않고 군인들만 다쳐 후송한 것만 보여주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조사교위, 보안교감, 보안과장, 부소장 등 결제라인 직인도 찍혀있다.

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가두방송'에 나섰다가 연행된 차명숙씨가 공개한 수감기록.(차명숙 제공)         

차씨는 "38년이 지난 지금도 80년 5월의 기억과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잔인한 고문수사의 기억이 여전히 제 몸에서 몸부림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나를 포함한 5·18관련 수감자들을 잔혹하게 고문하고 협박ㆍ회유하려 했던 자를 찾아 책임을 묻기 위해 광주교도소를 형사고발할 생각"이라며 "광주교도소는 지금이라도 80년 자행한 고문수사와 가혹행위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5·18광주민중항쟁을 연구하는 단체와 연구자들은 역사적 진실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진실을 정확하게 기록하라"며 "아직도 80년의 상처를 드러내지 못하고 이국땅에서 외롭게 사는 여성처럼 숨어있는 여성을 찾아내 소중한 증언을 듣고 역사적 진실로 기록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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