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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이후 전두환 정권 보안사 ‘순화·비둘기계획’ 들여다보니 극렬 유족 사찰·온건 유족 지원 등 치밀한 분열 공작
회유·협박 통해 유족회 쪼개기
전남대 특정서클 와해하려
학군단 대책비 지원 이면침투
종교계 반정부 활동 막으려
판문점·땅굴 등 안보견학도

 
박주민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5.18 당시 유족 매수 및 분열 공작을 직접 지시한 전두환 정권의 비둘기 시행계획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1980년 5월31일 창립한 ‘5·18 광주의거유족회’(5·18민주유공자유족회 전신·창립회장 박모씨)는 정부의 압박으로 현판식조차 열지 못했다. 이 단체는 이듬해 박 회장이 꾸린 ‘5·18 유족회’와 ‘5·18 광주의거유족회’(회장 송모씨)로 쪼개진다. 5·18민중항쟁 1주년을 앞두고 신군부가 주도한 회유와 협박을 받은 박 회장이 추모제 개최를 포기하고 유족회를 탈퇴해 따로 단체를 만든 것이다.

전두환 정권이 5·18 유족을 분열시키고 민심을 왜곡하기 위해 벌였던 치밀한 공작의 실체가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26일 1981∼1988년 작성된 당시 보안사령부(현 기무사령부) 내부 문건 6종을 공개했다. 이 문건은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가 최근 기무사령부로부터 제출받은 미공개 자료(8000쪽 분량)에 포함된 것이다.

5·18 1주기 이후 작성된 ‘광주사태 1주년 대비 예방정보활동 결과’를 살펴보면 ‘보안사에서는 광주사태 1주년을 전후해 불순세력의 선동행위와 광주권 주민의 잠재적 불만 의식 등으로 인한 불의의 사태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 사회혼란 요인 제거에 중점을 두고 적극적인 예방정보 활동을 전개했음”이라고 공작 목적을 밝히고 있다.

구체적으로 ‘잠재불만의 표출화 예방’, ‘위령제 등 추도행사 기획 봉쇄’, ‘불순세력군의 잠복 활동 와해’ 등으로 세부 활동을 적시했다.

크게 학원(대학교), 종교인, 유가족·구속자·부상자로 나눠 ‘순화계획’을 기획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 써클로 지목된 전남대 민속문화연구반과 한국농촌문제연구반을 와해하기 위해 학군단에 대책비를 지원하고 이면침투 등의 활동을 했다.

종교계 인사들의 반정부 활동을 막기 위해 5·18 1주년을 앞둔 5월 11∼13일 예산 250만원을 들여 기독교계 인사 68명을 데리고 판문점과 제3 땅굴 등을 안보 견학시킨 사실도 확인됐다.

또한 구속자 가족이 5월21일 미국공보원에서 농성하자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협조했고, 당시 유족회장을 설득해 추모위령제·묘비건립·위판식 취소 서신을 보내도록 만들었다. 또한 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한 부상자에게는 생업자금 융자 알선을 제시하며 소송을 취하하도록 회유했다. 특히 유사시 군 동원을 염두에 두고 공세적 시위 진압 훈련인 ‘충정훈련’을 실시하고 비상 대기하도록 한 사실도 적시돼 있다.

1985년 작성된 ‘정보사업계획’, 1985년 11월 작성된 ‘광주 5·18 유족 순화사업 추진 중간 보고’, 1986년 2월 작성된 ‘광주사태 관련 유족 순화 계획’은 구체적인 유족 분열 공작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당시 보안사는 유족을 ‘극렬 측’과 ‘온건 측’으로 구분하고, 극렬 측에게는 ‘물빼기 작전’을, 온건 측에는 ‘지원과 육성 활동’을 실시했다.

극렬한 유가족을 1대1로 조를 짜서 사찰하는 물빼기 작전 결과 12세대 15명을 회유하는 데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온건한 유가족에게는 취업 알선, 자녀 학비 면제 등의 혜택을 주고 월례 모임을 축소하려 한 사실도 명시했다.

또 활동 결과를 분기마다 심사·분석한 후 사령부에 보고하고, 144만원의 예산을 분기별로 36만원씩 나눠 극렬 측 와해와 온건 측 육성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광주사태 관련자 순화’ 문건에서는 ‘온건 유족 회원이 강경 유족회 계주 부부를 폭행했다’는 내용을 주요 실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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