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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6 18:52
5·18 당시 고교생을 사살하고 암매장한 계엄군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영화가 제작됐다.
5·18 행방불명자 암매장 추정지인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영화가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사단법인 광주영상미디어클럽과 희망문화협동조합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단편영화 '기억하라'를 제작해 오는 12월 15일 오후 5시 광주극장에서 시사회를 한다.
광주문화재단의 지역 문화예술 특성화 지원 사업에 선정된 '인생은 나그네길' 영상프로젝트의 하나다.
지원 예산 1천만원을 들이고 영화배우 송영창 씨를 비롯해 지역 예술인들이 동참하는 재능기부를 통해 만들었다.
세종대학교 교수이자 영화감독인 이정국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올해 초부터 촬영을 시작해 현재 후반 작업을 마무리 중이다.
24분짜리 단편영화인 '기억하라'는 공수부대원이 5·18 당시 한 고등학생을 사살하고 무등산에 암매장해 죄의식으로 살아가다 양심 고백을 하고 암매장한 시신을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2017년 5월 어느 봄날, 무등산 중봉 가는 길에 외로이 서 있는 소나무 인근 숲 속 여기저기를 파헤치며 뭔가를 찾는 중년 남자(공수부대 장교 출신)와 5·18 당시 실종된 아들을 찾아 나선 치매 노인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 감독은 이 영화와 함께 '살아남은 자들의 기억'이라는 중편 다큐멘터리영화도 함께 찍고 있다.
'기억하라'의 제작에 참여한 스태프와 배우들의 37년 전 5·18에 대한 각자 경험을 인터뷰로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여기에는 최초 5·18 소재 극장 개봉 영화인 '부활의 노래'(1991년)를 제작한 이 감독의 인터뷰도 들어 있다.
이 감독은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는 소크라테스의 경구를 우리 현실에 대입시켜 보고자 했다"며 "죄를 짓고도 반성하지 않고 잘 사는 사람들과 달리 자신의 죄를 인식하고 철저히 반성하고자 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